유명호 유니락 대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고성능 밸브 공급"
최종관리자
2020-04-02
"위기 와도 R&D 지속…매출 1000억 시대 열 것"
경기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과감한 설비투자와 경영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있다. 고성능 밸브 등을 생산하는 유니락은 480억원을 투자해 최근 시화MTV에 신공장을 준공하고 도약 채비를 갖췄다. 수년 내 매출 1000억원 고지에 오른다는 비전도 세웠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주요 공장의 생산라인에는 파이프가 지나간다. 유체 기체 등을 이송하는 배관이다. 배관 곳곳에 밸브가 있다. 작은 부품이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부에 흐르는 유체나 기체가 폭발성이 있는 화학물질이거나 유해가스일 경우 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에 있는 유니락(대표 유명호·63)은 이런 곳에 쓰이는 고성능 밸브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들 밸브 중 상당수는 미국이나 일본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해왔지만 하나씩 국산화했다. 초소형 유체운송시스템도 개발했다. 일본계 기업들이 주로 공급해온 정밀제품이다. 독자적인 금속 코팅기술을 적용해 부식에 의한 가스 누출을 원천 방지하는 반도체용 고성능 레귤레이터도 국산화했다.
이젠 선진국 기술을 뛰어넘는 제품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새로 개발한 프로세스밸브는 응답속도가 1000분의 5초 이하다. 그만큼 짧은 순간 컨트롤할 수 있다. 유체를 정확한 양만큼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 대표는 “밸브가 단순히 여닫는 기능에서 벗어나 제조 공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이곳에 새 공장을 준공했다. 대지 약 2만㎡, 연면적 1만5000㎡ 규모다. 공장·사무동·복지동이 들어섰다. 증설에 대비해 7600㎡의 부지를 남겨뒀다. 투자비는 부지 매입과 건축, 설비투자를 합쳐 총 480억원(설비 투자 완료 시 기준)을 들였다. 사무동 3층에 들어서면 코앞에 시화호가 펼쳐진다. 건너편엔 화성공룡알화석지를 비롯한 너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늦은 오후의 낙조는 장관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시화MTV를 분양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이 회사 업종을 첨단업종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것이다. 공장 곳곳은 청정공간이다. 유 대표는 “반도체공장에 납품하는 제품이어서 우리 공장의 클린룸 수준도 반도체공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거래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남미 등지의 40여 개국에 수출한다. 거래 상대방은 석유화학, 발전 및 에너지, 반도체, 바이오, 연료전지 분야 기업들이다. 자체 브랜드인 ‘유니락(Uni-Lok)’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장은 유 대표의 기술개발에 대한 집념에서 비롯됐다. 학교 졸업 후 서울 청계천에 있는 피팅류 및 밸브류 생산업체에 입사해 영업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제품 특성을 익혔고 나중엔 아예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1984년 서울 구로공구상가 인근 안양천 뚝방 근처에서 기술자 1명, 여직원 1명을 데리고 창업했다. 인천 남동산업단지를 거쳐 시화MTV로 이전할 때까지 기술개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출로 돈을 제법 벌었을 때 건물을 사 두라는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뿌리쳤다. 제조업은 첨단기술과 설비로 승부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30여 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다. 유 대표는 연구실을 ‘놀이터’로 부른다. 연구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상호 교류해야 창의적인 제품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발명특허는 48건(출원 포함)에 이른다. 유 대표는 “우리는 최적화된 설계기술, 저온 이온플라즈마 표면경화 열처리기술, 박막코팅기술 등 고성능 밸브 제조에 특화한 핵심 기술을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200여 명의 직원들 두고 있는 이 회사의 매출은 2017년 480억원에 달했다.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작년엔 320억원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오히려 침체기에 연구개발을 강화해 고성능 제품을 개발했다. 프로세스용 밸브 및 초소형 유체운송시스템 개발이 대표적이다. 유 대표는 “고성능 밸브 등의 성과가 나오면서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며 “수년 내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 2020.04.02 15:14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0040298101 ]
경기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과감한 설비투자와 경영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있다. 고성능 밸브 등을 생산하는 유니락은 480억원을 투자해 최근 시화MTV에 신공장을 준공하고 도약 채비를 갖췄다. 수년 내 매출 1000억원 고지에 오른다는 비전도 세웠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주요 공장의 생산라인에는 파이프가 지나간다. 유체 기체 등을 이송하는 배관이다. 배관 곳곳에 밸브가 있다. 작은 부품이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부에 흐르는 유체나 기체가 폭발성이 있는 화학물질이거나 유해가스일 경우 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에 있는 유니락(대표 유명호·63)은 이런 곳에 쓰이는 고성능 밸브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들 밸브 중 상당수는 미국이나 일본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해왔지만 하나씩 국산화했다. 초소형 유체운송시스템도 개발했다. 일본계 기업들이 주로 공급해온 정밀제품이다. 독자적인 금속 코팅기술을 적용해 부식에 의한 가스 누출을 원천 방지하는 반도체용 고성능 레귤레이터도 국산화했다.
이젠 선진국 기술을 뛰어넘는 제품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새로 개발한 프로세스밸브는 응답속도가 1000분의 5초 이하다. 그만큼 짧은 순간 컨트롤할 수 있다. 유체를 정확한 양만큼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 대표는 “밸브가 단순히 여닫는 기능에서 벗어나 제조 공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이곳에 새 공장을 준공했다. 대지 약 2만㎡, 연면적 1만5000㎡ 규모다. 공장·사무동·복지동이 들어섰다. 증설에 대비해 7600㎡의 부지를 남겨뒀다. 투자비는 부지 매입과 건축, 설비투자를 합쳐 총 480억원(설비 투자 완료 시 기준)을 들였다. 사무동 3층에 들어서면 코앞에 시화호가 펼쳐진다. 건너편엔 화성공룡알화석지를 비롯한 너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늦은 오후의 낙조는 장관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시화MTV를 분양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이 회사 업종을 첨단업종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것이다. 공장 곳곳은 청정공간이다. 유 대표는 “반도체공장에 납품하는 제품이어서 우리 공장의 클린룸 수준도 반도체공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거래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남미 등지의 40여 개국에 수출한다. 거래 상대방은 석유화학, 발전 및 에너지, 반도체, 바이오, 연료전지 분야 기업들이다. 자체 브랜드인 ‘유니락(Uni-Lok)’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장은 유 대표의 기술개발에 대한 집념에서 비롯됐다. 학교 졸업 후 서울 청계천에 있는 피팅류 및 밸브류 생산업체에 입사해 영업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제품 특성을 익혔고 나중엔 아예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1984년 서울 구로공구상가 인근 안양천 뚝방 근처에서 기술자 1명, 여직원 1명을 데리고 창업했다. 인천 남동산업단지를 거쳐 시화MTV로 이전할 때까지 기술개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출로 돈을 제법 벌었을 때 건물을 사 두라는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뿌리쳤다. 제조업은 첨단기술과 설비로 승부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30여 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다. 유 대표는 연구실을 ‘놀이터’로 부른다. 연구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상호 교류해야 창의적인 제품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발명특허는 48건(출원 포함)에 이른다. 유 대표는 “우리는 최적화된 설계기술, 저온 이온플라즈마 표면경화 열처리기술, 박막코팅기술 등 고성능 밸브 제조에 특화한 핵심 기술을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200여 명의 직원들 두고 있는 이 회사의 매출은 2017년 480억원에 달했다.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작년엔 320억원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오히려 침체기에 연구개발을 강화해 고성능 제품을 개발했다. 프로세스용 밸브 및 초소형 유체운송시스템 개발이 대표적이다. 유 대표는 “고성능 밸브 등의 성과가 나오면서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며 “수년 내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 2020.04.02 15:14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0040298101 ]